논문리뷰

Tushman, M. L. and O'Reilly III, C. A. (1996), "Ambidextrous Organizations: Managing Evolutionary and Revolutionary Change",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38(4): 8-30.

 

 

모든 경영자들은 타성을 극복하고 혁신과 변화를 시행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그런 문제는 왜 이리 오래가는 것일까? 조직은 합리적인 사람들로 채워져 있고 대체로 명석한 경영자가 이끈다. 왜 대부분의 성공적인 조직에서 점진적인 변화 이외에는 그리도 힘든 것일까? 그리고 왜 성공과 실패의 패턴이 고금의 산업 전반에 걸쳐서 일반적인 것일까? 오랜 기간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 경영자와 조직은 양손잡이가 되어야 한다 - 점진적인 변화와 혁병적인 변화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 진화의 패턴

 

  성공 이후 실패로 이어지는 패턴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그려보는 데에 산업 수준의 분석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점을 또 다른 강점으로 전환하는 데에 왜 경영자들은 효과적으로 임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를 들여다보고 경영자들이 혁신과 변화를 경영하려고 애쓰는 데에 나쁜 영향을 주는 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RCA 반도체와 Seiko 시계가 성공 이후 실패로 이어지는 증후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살펴보자.

  그림 1에는 불연속적 변화의 어려움이 가져오는 냉혹한 현실이 나타나 있다. 이는 지난 40년간 반도체 선도기업 목록이다. 1950년대 중반 진공관 시장의 규모는 7억 달러에 달했다. 당시 진공관에 대해 최신 기술을 지닌 선도기업에는 RCA, Sylvania, Raytheon, Westinghouse와 같은 대단한 기술 기업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런데 1955년과 1995년 사이에 산업의 리더십에 있어 완전한 지각변동이 이루어졌다. 불연속적 기술인 트랜지스터의 대두와 함께 놀라울만한 (기존기업들의) 폭락이 시작된다. 1965년이 되자 Sylvania나 RCA와 같은 기업들이 몰락하기 시작하며 Motorola나 Texas Instrument와 같은 신생 기업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 20년에 걸쳐 Intel이나 Toshiba, Hitachi와 같은 또 다른 신생 기업들이 새로운 리더가 된 반면 Sylvania와 RCA는 제품군을 완전히 철수시키기에 이른다.

  이러한 패턴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1955년 Westinghouse, RCA, Sylvania의 경영진과 기술자들이 기술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이는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사실 수많은 진공관 생산기업들은 트랜지스터 시장에 진입하였는데 이는 그들이 (트랜지스터) 기술을 이해할 뿐 아니라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기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RCA는 일시적으로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다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트랜지스터로 전환한 것처럼 보였으나 내부의 사정은 매우 달랐다.

  트랜지스터 사업을 시작하여 이익이 많이 나오는 진공관 사업을 자기잠식(cannibalize)해야 하는지에 대해 RCA 내부에서 격렬한 논의가 있었다. 한 쪽에서는 트랜지스터 사업이 새로운 영역이며 이윤도 불확실하다는 합리적인 주장을 하였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트랜지스터가 성공할지 모르는 상태이긴 하지만 신기술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랜지스터(solid-state) 사업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이를 사내에서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대한 곤란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 어떻게 두 가지 기술을 함께 경영할 것인가? 트랜지스터 부서가 진공관의 전문성에 몰두해 있는 전자제품 고위 관리자에게 보고를 해야 할까?

  RCA는 보유하고 있는 마케팅, 재무, 기술적 자원을 활용하여 (트랜지스터)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역사적으로 성공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Xerox의 경우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였고, 이를 활용한 것은 Apple과 Microsoft였다. Western Union은 전화 통화 방법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였고, American Bell(AT&T)가 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였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기업들은 대부분 새로운 기술을 탐색할 여유가 있다. RCA의 경영진들은 이전의 많은 기업들처럼 두 개의 다른 기술로 게임을 시도하며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인식했지만 이를 해결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두 개의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과 문화적 차별성이 필요했으나 RCA는 이를 갖추지 못했고, 결국 실패하였다.

  Richard Foster(McKinsey & Company의 Director) 는 이 산업에 대한 연구에서 “1955년 진공관에서 선도 기업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10개 기업 중 두 개 기업만이 1975년에 남아 있었다. 본 연구에서 주로 보이는 잘못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신기술에 투자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다. 두 번째는 투자는 하였으나 잘못된 기술을 고른 것이다. 세 번째는 문화적인 것이다. 기업들은 구기술에 있어 효과적인 방어자가 되는 동시에 신기술에 있어 효과적인 공격자가 되는 두 게임을 한 번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망했다.”는 말을 남겼다. 이 기업들의 고위 경영자들은 그들의 지난 성공과 두 게임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희생되고 말았다. Intel이나 Motorola와 같은 신생 기업들은 이러한 내부적 갈등이나 관성을 겪지 않았다. 그들은 성장하며 다른 기업들이 발목잡혀있는 동안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었다.

  RCA와 대비되는 사례로서 Hattori-Seiko의 시계 사업을 살펴보자. Seiko는 1960년대 일본의 지배적인 시계 생산업체였으나 세계 시장에 있어서는 조그마한 기업일 뿐이었다(그림 2 참조). 시계에 있어서 세계 시장의 리더가 되겠다는 열망과 국내 시장에서 실험한 대안적 진동 기술(quartz, mechanical, tuning fork)에 힘입어 Seiko의 최고경영진은 대담한 베팅을 시도했다. 1960년대 중반 Seiko는 기계식 시계만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쿼츠와 기계식 시계를 동시에 만드는 회사로의 탈바꿈을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저비용, 고품질 시계로의 이동은 Seiko의 전반적인 판매 변화를 촉발하였고 결국은 세계시장의 변화까지도 야기했다.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대체하였던 것처럼 쿼츠 시계는 기계식 시계를 대체하였다. 비록 스위스가 쿼츠와 소리굽쇠 방식을 발명하였으나 이 시점에 그들은 기계식 시계에 재투자하고 있었다. Seiko와 다른 일본 기업들이 번영함에 따라 스위스 시계산업들은 심각하게 고통을 받게 되었다. 1980년에 이르러서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시계 회사인 SSIH의 규모가 Seiko의 절반도 되지 않는 지경에 다다른다. 결국 스위스 시계산업의 양대 산맥이던 SSIH와 Asuag는 파산하게 된다. 이 기업들이 스위스 은행에 넘겨지고 Nicholas Hayek에 의해 변모하기 전까지 스위스는 시계 시장을 다시 장악하지 못하였다.

  진짜 리더십은 전략, 구조, 문화, 프로세스의 조정을 잘 해 나가는 동시에 단절적인 환경 변화에 수반되는 피할수 없는 혁명을 잘 준비해 나가며 경쟁을 해 나갈 수 있는가를 통해 시험된다. 이에는 성숙 시장(비용, 효율성, 점진적 혁신이 중요)에서 경쟁할 수 있는 조직적, 경영적 스킬과 동시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급진적 혁신, 속도, 유연성이 중요)를 개발하는 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이들 둘 중 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개념적으로 쉬운 일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중 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단기간의 성공을만을 보장하고 장기간에 걸쳐서는 실패를 하게 만든다. 경영자들은 동시에 두 개를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양손잡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글링이 적절한 예시가 될 것이다. 공 하나로 저글링을 하는 것은 아무리 잘 해도 별 재미가 없다. 동시에 여러 개의 공을 다룰 때, 그 기술은 존중받는다.

  이러한 짧은 예시들은 조직이 진화하는 패턴 - 불연속적이거나 혁명적인 변화에 의해 마침표가 찍힌 점진적 변화의 시대 - 의 두 가지 예일 뿐이다. 장기적인 성공은 불연속적, 혁명적 변화에 의해 점진적, 진화적 변화가 종결되었을 때 필요한 전략, 구조, 사람, 문화의 변화를 어떻게 잘 조화시켜 나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불연속적 변화들은 조직의 성과 문제에 의해 유도되거나 기술적, 경쟁적 환경과 같은 조직 환경의 변화로 인해 야기된다.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ex. SSIH, RCA)이 환경적 충격에 반응하는 동안 성공한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혁신을 유도하여 그들의 시장을 재구축하였다(ex. Seiko).

 

What's Happening?Understanding Patterns of Organizational Evolution

 

  조직의 진화에 따라 나타나는 이러한 패턴들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변화해 온 대부분의 성공 기업들은 환경 변화와 혁명적 변화에 의해 사라졌다. 이러한 불연속성은 기술, 경쟁자, 규제, 경제 상황이나 정치 상황의 중대한 변화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서비스와 항공 산업의 규제 철폐는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 환경에 적응하도록 재빠르게 움직이게 하였고, 이 과정에서 합병과 실패의 큰 물결이 일어났다. 서유럽과 남아프리카의 주요한 정치적 변화는 비슷한 효과를 가져왔다. EU의 결성과 자동차 및 전자산업의 글로벌 경쟁의 대두는 시장 경쟁의 근본을 흔들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술 변화는 컴퓨터 산업의 면모를 바꾸어 놓았다.

  심각한 사실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고 하는 판에 박힌 말이 사실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조만간 불연속성은 조직 성공의 일부였던 적합성을 송두리째 뒤흔들 것이다. 경쟁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한 - 현대 환경에서는 점점 있기 힘든 일이다 - 기업들은 혁명적 변화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패턴을 야기하는 중요한 원인은 예상 밖의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진화 생물학.

 

Innovation Patterns Over Time

  수년에 걸쳐 생물 진화론은 적응의 과정이 오랜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 과정은 변화, 선택, 보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변화는 종 내부에서 수 세대를 걸치며 생성되었다. 그 변화들 중 환경에 적응한 종들은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었다. 그 종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종들이 번식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져가는 동안 계속해서 살아남는 방식으로 선택되었다. 예를 들어 세계가 추워지고 눈이 많이 내리면 더 하얗고 두꺼운 털을 지닌 동물이 이점을 얻고 생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후 변화가 식생 변화에도 영향을 미침에 따라 긴 목과 강한 부리를 가진 종들이 더 잘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변화가 적응과 적합성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 세대에 걸친 보존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점에서 환경은 서서히 변해갔고, 생물들은 이러한 변화에 천천히 적응해 나갔다. 여기에는 이 관점의 타당성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관점은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 만약 환경이 점진적 변화가 아닌 주기적인 불연속적 변화로 규정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기온의 급격한 변화나 먹이 공급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느린 변화 대신 불연속성은 진화론의 다른 버전을 필요로 한다 -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 변화가 막대한 불연속성으로 인해 방해받아 평형이 깨진 상황.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상황에서는 새로운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개체들이 생존하고 선택받게 된다.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 일어나는 혁명적, 불연속적 변화가 끝난 이후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으로 진화는 이루어진다.

  조직에 있어서도 비슷하다.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진 조직에 관한 연구들은 곤충이나 동물의 군집과 조직간의 유사한 점을 상당히 입증해 냈다. “조직 생태계(organizational ecology)"로 알려진 이 분야에서는 와인 양조장, 신문, 자동차, 생명공학 기업, 식당 등 다양한 조직들에 성공적으로 개체군생태학(population ecology)의 모델을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조직이 불연속성에 의해 끝난 오랜 기간 점진적 적응을 통한 진화에 가해지는 생태학적 압력의 대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조직 전략 및 형태의 다양한 형태는 각기 다른 환경 조건에 다소 적합하다. 이러한 조직과 주어진 시장과 경쟁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경영자들은 번영할 것이다. 확연한 불연속성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적자생존은 오랜 기간 이어진다. 이 시점에서 기업의 경영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을 재구성하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불확실성에 점진적 조정으로 적응하려고 하는 경영자들은 성공하기 힘들다. 동물 군집에서 적합성에 의한 선별이 이루어지는 변화, 선택, 보존의 과정은 조직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역동성이 조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조직이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고, 하나는 그 과정에 불연속성이 어떻게 영향을 주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해한 후에 경영자들이 진화적 변화와 혁명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Organizational Growth and Evolution

  조직의 성장을 묘사하는 패턴이 있다. 모든 조직 진화는 <그림 3>에 보이는 바와 같은 익숙한 S-곡선을 따른다. 예를 들어 Apple 컴퓨터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생각해 보라. 애초에 Apple은 조직이라기보다는 신제품인 PC의 디자인, 생산, 판매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까웠다. 성공함에 따라 정식적인 조직이 되기 시작했고,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기 시작했으며, 기본적인 회계 및 급여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고, 조직원들간에 혁신, 헌신, 속도에 대한 기대감을 통해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Apple의 가치에 부합하고 문화적인 규정을 지키는 사람들은 남았다. 잡스와 워즈니악의 비전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떠났다. 초기의 구조는 자리잡는 데에 필요한 중요한 과업과 전략에 따라 조정되었다. 성공은 매력적인 신제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PC를 디자인, 생산, 마케팅, 분배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에서도 기인하였다. 정상작동하는 시스템은 하나의 제품 전략을 실행하는 데에 중요한 결과물과 프로세스를 따랐다. 조직 요소들간의 조화는 산업 전반에 걸쳐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데에 핵심적으로 작용하였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성장을 지속해 나가며 냉혹한 변화들이 나타났다. 첫 번째는 조직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구조와 시스템들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전문화 경향은 잡스의 반대에 부딪쳤지만(잡스는 전문 경영인을 “바보(bozos)"라고 불렀다.), 통제와 효율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구조와 절차가 필요했다. 그러한 것들이 없이는 혼돈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었다. Apple이 점점 나이 들어감에 따라 어떤 것이 중요하고 받아들여질지와 어떤 것은 용납되지 않는지에 관한 새로운 규칙들도 생겨났다. 문화는 새로운 도전을 반영(reflect)하는 쪽으로 변했다. Apple 및 다른 기업들의 성공은 어떤 것이 먹히고 어떤 것이 먹히지 않는지에 대한 학습에 기반하였다.

  Apple의 전략도 불가피하게 변화해야 했다. 한 때 단일 제품 기업(Apple PC와 후속작인 AppleⅡ만을 판매)이었던 기업은 더 경쟁적인 시장에 광범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집중화된 전략 대신 시장 전반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점이 찍혔다. Apple은 개인 컴퓨터 사용자뿐 아니라 교육 시장이나 산업 시장에도 제품을 판매하였다. 이러한 전략 전환은 구조, 사람, 문화, 핵심 과업에 대한 추가적인 수정을 요구하였다. 작고 집중화된 기업에서 통하던 것들은 크고 다각화된 Apple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진화과정 중 이 단계에서는 조직을 전략에 맞추어 재조정할 수 있는 경영진의 능력이 요구된다. 스티브 잡스의 축출은 존 스컬리가 더 크고 다각화된 기업을 이끄는 데에 필요한 능력을 보유했다는 Apple 이사회의 판단을 반영한 것이었다. 잡스의 접근법은 작고 집중화된 기업에는 적합하였으나 1980년대 중반 Apple이 맞닥뜨린 어려움에는 부적절했다.

  긴 성공의 기간을 지나며 피할 수 없는 변화들이 등장하였다 - 기술, 경쟁, 소비자, 규제, 새로운 전략이나 경쟁의 방식 변화에 의한 변화였다. 제품군이 성숙해짐에 따라 경쟁의 기반이 변화하였다. 초기 제품군이 제품의 다양성에 기반한 경쟁양상을 띄었다면 후기 단계에서는 디자인, 효율성, 비용에 기반한 경쟁으로 양상이 변하였다. Apple의 진화과정에서 이러한 변화는 IBM PC와 그 복제품들이 부상함에 따라 나타났다. 윈도우 운영체제는 Apple이 지금까지 꽉 잡고 있던 사용하기 편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흔들었고, Mac과 IBM's OS/2, Microsoft's Windows간의 전쟁을 촉발시켰다. 그리고 윈도우가 운영체제의 산업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자 경쟁의 기반은 비용, 품질, 효율성으로 옮겨갔다. 이러한 현실에 직면한 Apple의 경영자들은 전략, 구조, 사람, 문화간의 균형을 다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사회는 1994년 CEO를 스컬리에서 성숙 시장에서의 운영 기술을 갖췄다고 판단된 마이클 스핀들러로 교체하였다. 스핀들러의 과업은 효율성과 저마진을 중시하고 Apple을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것이었다. Apple의 성과가 침체되자 이사회는 길 아멜리오를 선택하여 스핀들러가 하지 못한 일을 하도록 했다.

  Apple이 20여년간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살펴보라. 점진적이거나 진화적인 변화는 제품군의 성장에 따라 기업이 세 단계의 성장을 거치며 겪은 불연속적, 혁명적 변화에 의해 종결되었다; 그 세 단계는 혁신, 다각화, 성숙이다. 각각의 단계는 다른 역량, 전략, 구조, 문화, 리더십 스킬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변화는 성과를 견인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점진적 변화가 단기적 성공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반면 장기적 성공에는 충분하지 않다. 스티브 잡스가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존 스컬리의 기술을 요구하기 전까지만 성공적이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또한 산업이 통합되고 경쟁에 있어 비용의 중요성이 증대되며 운영에 특화된 마이클 스핀들러나 길 아멜리오 같은 경영자가 선택된 것도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긴 시간에 걸쳐 힘겹게 성공하기 위해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 조건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과 구조를 받아들임으로써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불연속적 변화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 이 경우 전략, 구조, 기술, 문화의 동시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만일 시멘트 산업에서와 같이 환경이 안정적이고 변화가 점진적으로만 이루어진다면, 조직이 연속적인 점진적 변화를 통해 천천히 진화해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천천히 진화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마치 공룡과도 같이 묘지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배웠다(이 과정에서 주주들은 상당히 원통해했을 것이다).

 

Technology Cycles

  조직의 성장 그 자체도 주기적인 불연속적 변화를 필요로 하기는 하지만, 변화의 종결을 야기하는 그보다 더 기초적인 과정도 일어나고 있다. 이는 산업 전반에 걸쳐 만연한 현상이지만 경영자들은 그 진가를 폭넓게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이는 언제, 그리고 왜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이는 기술 수명주기로 제품, 서비스, 공정 혁신의 역동성과 지배적 디자인, 대체 현상이 한데 어우러짐으로써 구성된다. <그림 4>는 이 과정의 일반적인 아웃라인을 보여준다.

  어떤 제품군이나 서비스군이든(ex. 마이크로프로세서, 자동차, 기저귀, 현금 관리 계좌 등) 해당 제품군의 시간에 따른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경쟁의 패턴이 존재한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 기술수명주기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받아들여짐에 따라 확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혁신에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VCR의 등장을 생각해 보자. 초창기에는 소수의 소비자들만이 이를 구매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요는 증가하였고, Beta 방식과 VHS 방식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어느 순간에 소비자들에게 선호되는 표준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즉, VHS). 이것이 한 번 등장하면 경쟁의 기반은 기본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자인에서 가격과 특성으로 옮겨간다. 이러한 지배적 디자인의 대두는 제품군에 있어 경쟁을 변형시킨다. 한 번 지배적 디자인이 등장했다는 것이 명확해지면 성공적인 전략은 표준과의 호환성과 생산성 향상을 강조하게 된다. 이러한 경쟁 양상은 새로운 제품, 서비스, 공정이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기술 수명주기상 경쟁의 기반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다양성으로 회귀할 때까지 이어진다 (ex. CD가 테이프를 대체한다든가). 기술수명주기가 진화함에 따라 시장 내부에서의 경쟁 기반이 변화한다. 조직이 전략을 변화시킴에 따라 그들은 새로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는 대개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자동차의 발달과정에 대해 짧게 조망해보면 이러한 변화가 조직에게 얼마나 극적일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에 접어들 무렵, 자전거와 말이 끄는 수레는 곧 자동차라고 불리울 “말 없는 수레”에 의해 위협받았다. 이 신제품군의 초창기에는 대안 기술들간에 상당히 중요한 경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 소스들간에도 경쟁이 있었다 - 증기, 배터리, 내연기관이 그것이다. 또한 각기 다른 조향 방식과 승객의 탑승칸의 배열에 있어서도 이러한 경쟁이 존재했다. 하지만 상당히 짧은 기간 안에 특정한 모습이 표준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는 논의가 부상하였다 - 다시 말해, 지배적 디자인이 부상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는 내연기관과 왼편에 부착된 동그란 핸들(미국의 경우), 오른쪽에 달린 브레이크 페달과 왼쪽에 달린 클러치(이는 Ford Model T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표준이 한 번 부상하자 경쟁의 기반은 자동차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가와 같은 다양성에서 특성과 비용으로 넘어갔다. 경영자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전략과 조직을 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바꾸는 일이었다. 이러한 변화를 경영하지 못하는 이들은 실패하였다. 비슷한 패턴은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찾아볼 수 있다(ex. 컴퓨터, 전화기, 패스트 푸드, 소매상점).

  조금의 상상력을 더하면 그 환경에서 경영적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느끼기는 어렵지 않다. 경영자들은 성장과 성공에 대한 압박감을 잠시 미뤄둔 채 끊임없이 그들의 전략을 재조정하고 조직을 재구축하여 시장의 기저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기술 변화를 반영해야 했다. 이러한 변화는 fad(fashion보다도 빨리 지나가는 유행을 의미)나 유행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술의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역동성은 평형의 종식에 있어 강력한 동인이며 점진적인 변화보다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이러한 패턴은 컴퓨터, 시멘트와 같은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며, 유일하게 신경써야 할 것은 이러한 주기가 얼마만에 한 번씩 반복되느냐이다. 불연속적 변화에 직면하게 되면, 점진적 변화는 성공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게 된다. 불연속적 변화에 직면하여 위험한 것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기업들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타성에 시달리게 된다 - 처음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조화에서 오는 관성이다.

 

The Success Syndrome: Congruence as a managerial Trap

 

  조직의 건축자로서 경영자는 전략적 도전에 맞도록 사업부를 디자인할 책임이 있다. 전략, 구조, 문화, 사람간의 조화는 단기간의 성과를 견인한다. 1915년과 1960년에 General Radio는 고품질, 고가격의 전자제품을 표방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는 느슨한 기능적 구조, 강력한 내부 프로모션 경험, 의사결정에 있어 공학자들이 쥐고 있던 주도권 등이 수반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작용하여 조화로운 시스템을 제공하였고, 결과적으로 상당히 성공적인 조직이 되었다. 하지만 50년간 General Radio를 성공하게 만들었던 전략과 조직간의 합치는 1960년대에 직면한 경쟁상황과 기술의 변화 하에서는 실패의 레시피일 뿐이었다. 결국 새로운 전략과 함께 GenRad로 이름을 바꾸고 구조, 사람, 문화에 동시적인 변화를 주는 혁명적 변화를 거친 후에야 Hewlett-Packard나 Textronix와 같은 신생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무엇이 잘 되는지를 알고 이를 운영과정상에 내포시킨다. 이는 곧 조직적 학습이다; 조직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게 시장으로부터의 피드백을 이용한다. 조화의 부족(혹은 전략, 구조, 문화, 사람의 내부적 불일치)는 기업의 현 성과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전략, 구조, 사람, 프로세스의 합치는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조화는 지속적인 개선과 점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진행형 과정이다. 진화적 변화와 함께 경영자들은 점진적으로 그들의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비교적 작다는 것을 감안하면 변화로 인해 생기는 부조화는 통제 가능하다. 점진적 변화를 만든 프로세스는 잘 알려져 있고 그러한 변화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불확실성은 허용 가능한 한계 안에 있다. 전반적인 시스템은 적응하나 바뀌지 않는다.

  효과적으로 시행되었을 시, 이러한 진화적인 변화는 단기적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에는 어두운 면이 있다. Apple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성공은 기업이 점점 커지고 나이들게 만든다. 나이들고 커다란 기업에는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타성이 생겨나게 된다 - 조직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림 5>는 성공의 역설을 보여준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그들은 구조와 시스템을 발전시켜 업무에 있어 증가된 복잡성을 조절하고자 한다. 이러한 구조와 시스템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변화를 더 어렵고, 비싸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만드는데 특히 작고 점진적인 개조가 아닌 경우 더욱 그렇다. 이는 조직적 타성(structural inertia)로 이어진다 - 조직 구조, 시스템, 절차, 프로세스의 규모, 복잡성, 상호의존성에 기인하여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적 타성과는 꽤 다르고 상당히 구석구석 퍼져있는 것은 문화적 타성(cultural inertia)로 불리우며 이는 업력과 성공에서 나온다. 조직이 점점 나이들어가며 학습은 일이 어떻게 진행해야 되는지에 대한 경험 공유에 바탕을 두게 된다. 이들은 비공식적 규칙, 가치,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또한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신화, 이야기, 영웅에서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조직이 성공하면 할수록 이러한 규칙, 가치, 교훈은 제도화되거나 깊이 밴다. 규칙, 가치, 이야기가 제도화되면 될수록 문화적 타성은 더욱 커진다 - 조직적으로 안주하며 거만해진다.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업의 문화는 성공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문화는 정교하고 경직된 공식적 통제 시스템 없이도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불연속적인 변화 앞에 서게 되면 성공을 촉진하였던 바로 그 문화가 변화에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 루 거스트너가 IBM의 CEO직을 맡게 되었을 때, 그는 IBM의 곤경을 해결하는 데에 단순히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게 아님을 인식하였다. 그가 보기에 “문화를 바꾸는 것이 전사적인 쇄신에 가장 중요한 - 그리고 가장 어려운 - 부분” 이었다. 문화적 타성은 너무나 덧없고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경영자들이 혁명적 변화를 도입하는 데에 실패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 심지어 그러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그렇다.

 

The Paradox of Culture

 

  기업을 돕거나 방해하는 문화의 역설은 수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림 6>에 있는 기업의 목록을 보자. 이는 비즈니스 언론에 문화가 성공 혹은 실패의 요인으로서 등재된 기업들이다. 이 목록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다양성이다. 조직적 문화의 중요성은 국가, 산업, 기업 규모를 뛰어넘는다. 거대 전자회사인 삼성이든, 홍콩은행이든, 미국의 복합 기업인 Allied Signal이든, Applied Materials와 같은 첨단기술기업이든, Nordstorm과 같은 저급 기술 기업(low-tech company)이든, Nissan, Rover, General Motors와 같은 자동차 기업들이든 문화는 기업의 성과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문화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말도 비슷하다. Nissan의 회장인 Yukata Kume는 관찰하기를: “5년 전 내가 회장이 되었을 때 직면하였던 가장 도전적인 과업은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이었다...나는 우리가 빠진 곤경의 주요한 원인이 Nissan 자신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GE의 잭 웰치는 조직의 미래에 요구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90년대에 영웅, 승리자는 변화의 속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문화를 만드는 모든 기업이 될 것이다.”

  성공에 관한 뉴스 기사는 아무 것도 증명해 주지 않긴 하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경영진과 전문 저널리스트가 가진 흥미로운 고민의 창을 제공해 준다. Nike가 과연 “Just Do it"문화를 성공적으로 수출하여 글로벌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든, 혹은 휴대폰의 최종생산자인 Nokia가 그 답답한 문화를 제 때 버리고 빠르게 변하는 무선통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든 경영진이 직면한 도전은 비슷하다: 경영자들이 오늘날의 전략을 집행함과 동시에 내일의 경쟁력에서 필요한 것들을 만들기 위한 혁신역량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문화를 어떻게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문화를 경영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필요한 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문화가 기업이 성공하도록 도왔거나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데에 확연한 장애가 되었던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Here's the Good News

  우선 British Airways의 괄목할만한 변신을 보자. 1981년 British Airways는 10조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보았다. 소비자들은 그 기업의 약자인 “BA"를 ”Blood Awful"의 약자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당시 항공사를 많이 이용하는 그 어떤 사람이라도 BA에 대한 경험을 물어보면 끔찍한 이야기들이 나왔을 것이다. 심지어 직원들도 당황하였다. 한 직원은 말하기를 “1970년대 후반에 파티 몇 군데에 참석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떤 대화자리에서든 British Airways에서 일한다고 말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마지막 여행에 대해 말했고, 그것은 대부분 불쾌한 기억들이더군요.” 라고 하였다. 영국 정부에 의해 민영화 된다는 발표가 있었을 때, Financial Times 신문은 투자자가 주식을 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떤 시장에나 마조히스트는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하지만 5년도 채 되지 않아 BA는 업계 최고의 수익을 기록하였고 1987년 기업이 상장될 때 94%의 직원이 주식을 구입하였으며 승객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10년 전 내가 가지고 있던 British Airways라는 기업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 말로는 표현 못해요. 서비스의 향상은 정말 놀라워요.” 이러한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그 해답은 최고 경영자 킹 경과 콜린 마셜 경에 의해 이루어진 문화 혁명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그들이 운송 사업이 아닌 서비스 사업에 속해 있다고 정의하였고, British Airways는 37,000명의 인력 전체를 “Putting People First"라 이름붙인 이틀간의 문화 변화 프로그램을 듣도록 하였다. 1400명의 경영자 거의 전부는 ”Managing People First(MPF)"라 이름붙인 5일짜리 프로그램을 이수하였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이 프로그램이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다. MPF를 여타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화하는 것은 그 규모, 일관성, 최고 경영진의 지원이다. CEO인 콜린 마셜은 이를 “운영에 있어 단일로는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며 64개의 MPF 강좌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BA의 문화 변화 노력은 새로운 문화를 서서히 주입시키고, 경영진이 무엇을 했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계획을 수립하며 경영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최대 20%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확립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BA의 경영자들은 어떤 항공사도 승객들을 비행기에 싣고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BA는 그들이 서비스 산업에 속해있음을 이해했고 어떤 경쟁우위든 그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나온다는 것 또한 이해했다.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밥 넬슨은 말했다. “고객 서비스의 사안은 원숭이를 훈련시켜 웃게 하고 눈을 마주치게 하는 것이지만 만약 비일상적인 요구를 받게 된다면 어쩔 것인가?”

본질적으로 같은 인력과 대부분 같은 비행경로, 같은 기술을 이용하여 British Airways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항공사 중 하나가 되었다. 그 경쟁 우위는 전략이나 기술이 아닌 조직 전체에 걸친 문화의 공유에서 나왔고, 이는 경쟁자들이 모방하기 힘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였다.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최고 경영자가 경쟁우위를 얻기 위해 문화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경영했는지와 그들이 했던 경쟁자들이 할 수 없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이다.

  비슷한 성공 사례는 많다. 의류 소매사업의 Nordstorm의 예를 살펴보자. Federated, Macy's, Carter-Hawley-Hale과 같은 회사들이 파산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을 때, Nordstrom은 1983년 36개 점포와 9,000명 종업원 규모에서 1995년에는 76개 점포와 35,000명 종업원 규모로 성장하였고 분기당 매출액도 산업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Nordstrom에게 경쟁우위를 가져다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전략 문헌(strategy literature)을 잘 읽어보면 이내 경쟁우위가 진입장벽, 구매자 및 공급자 교섭력, 산업 내 경쟁 완화와 같은 일반적인 사항에 기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소매 산업은 상당히 경쟁적이고 공급자와 구매자는 거래처를 쉽게 바꾼다. 지역, 상술, 점포의 외형 심지어 로비의 피아노도 아니다. 이들은 모두 쉽게 모방가능한 것들이다. 되려 Nordstrom에서 쇼핑을 해 본 사람들은 Nordstrom이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가 Nordstrom을 경쟁자들과 차별화시키는 것임을 알게 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Nordstrom은 정책, 절차, 관리감독에 있어 공식적이며 집중적인 통제를 하지 않았고 비공식적 규칙과 가치를 통한 사회적 통제 시스템인 문화를 통해서 시행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통제 시스템은 변화의 필요에 직면했을 때 활동들을 조정하는 데에 사용되었고 Nordstrom이 익숙하지 않은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해 주었다.

 

Here's the Bad News

  지금까지는 경영자들이 문화를 이용하여 경쟁우위를 획득한, 행복한 이야기만 하였다. 하지만 불행한 이야기들도 그 만큼 있다; 기업의 문화가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도 때때로 존재한다. 그리고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역설은 초기의 성공과 관련된 문화가 실패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사업을 성공시켰으나 현재는 어려움에 직면한 두 상징적인 기업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IBM과 Sears가 바로 그들이다. (여기서는 IBM과 Sears를 살펴보지만 이러한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난다.)

  1990년과 1993년 사이에 IBM은 140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고, 1993년에만 81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확실히 컴퓨터 사업은 복잡하다. IBM은 의사결정과정이 복잡한 무척 큰 기업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변화를 예측하는 데에 능하며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믿는 인재들이 고용되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200,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주주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낸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IBM정도 크기의 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존재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간과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 대답은 전략, 조직 설계, 기술, 사람의 측면을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그 대답과 해결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IBM의 문화에 있다; 내부에 초점을 맞추고, 합의와 “뒤로 미는(push back)”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가 과도하게 잡혀 있으며, 기존 성공에 의한 오만이 깔려 있고, 몇몇 직원들에게서 나타나는 보장된 직장으로서의 특권 의식 등으로 생생된 문화이다. 이러한 문화는 - 탁월함, 고객 만족, 개개인에 대한 존중이라는 오래된 IBM의 믿음의 가면 뒤에 숨은 - 실제로 시장을 바꾸는 것을 이해하는 것 보다는 내부적인 절차에 심취하는 것으로 이어진 규칙을 통해 드러났다. CEO인 루 거스트너는 1993년 연차 보고서(Annual Report)에 쓴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말하기를, “우리는 너무나 관료적이고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에 너무 심취해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는 그의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업이 절박함을 조성함으로써 이 조직 전체에 만연해 있고 권위적인(patriarchical)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 없이는 IBM이 계속해서 그 재능과 기술을 낭비해 갈 것이라고 믿었다.

  매우 다른 산업 환경이 벌어지자 위대한 미국 소매기업인 Sears에서도 비슷한 각본이 상연되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모습은 매우 복잡하고 이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아웃라인을 대강 그리자면 간단히 눈에 보인다. 1991년까지 Sears는 800개 점포와 500,000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었으며 시카고의 Sears Tower 본사에만 6000명이 근무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큰 소매기업이었다. 수십년간 의류에서부터 부엌도구까지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미국의 가족 백화점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문제가 표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1985년 에드워드 브레난이 CEO가 된 뒤 시장 점유율은 70년대에 비해 15% 떨어졌고, 주식은 40% 떨어졌으며 만성적인 고비용이 Wal-Mart, K-mart, Circuit City, Home Depot와 가은 저가형 가게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발목을 잡고 있었다.

  브레넌의 지도 하에 Sears는 하락을 막기 위한 수많은 전략적 변화를 이루어 냈다. 하지만 그 집행은 형편없었다. 관찰자들과 분석가들은 브레넌에게 Sears의 낡은 문화를 고칠만한 역량이 없는 데에서 실패의 이유를 찾았고, 한 저명한 분석가는 “(Sears의) 문화는 소매 산업을 오랜 기간 지배함에 따라 뿌리내렸다...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Sears의 경영진에게 오만을 갖게 했고 외부에 대해 공포감을 가진 듯이 내부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다른 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Sears의 주요한 문제는 경영진들이 'Sears-ized' 라는 것이다 - 과거의 영광만을 주입시키고 압도적인 관료제가 너무 깊이 파고들어 있어서 쉽게 바뀌기 힘들다.” 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낡은 IBM의 문화와 마찬가지로, 낡은 Sears의 문화는 성공의 산물이었다: 자신감, 내부지향적 시야, 변화에의 거부 등.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간단하다: 조직 문화는 올바르게 경영되지 않는 한 단기적 성공과 장기적 실패 모두의 핵심요소이다. 문화는 경쟁우위를 제공해 줄 수 있지만 우리가 살펴보았듯 성공에 필수적인 혁신과 변화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기술, 규제, 경쟁의 상당한 변화에 직면여, 위대한 경영자들은 그 역동성을 이해하여야 하며, 조화를 높이고 오늘날의 문화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적 요구와 조직을 변화시키고 사업부의 문화를 재창조하는 단기적 요구를 모두 효과적으로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와 시스템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간단하지만 문화의 변화는 그렇지 않다. 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경영하고 점진적 변화와 불연속적 변화를 동시에 다루는 문제는 아마도 전략적 혁신과 변화에 있어 가장 필요한 요구사항이 될 것이다.

 

Ambidextrous Organizations: mastering Evolutionary and Revolutionary Change

 

  경영자와 조직이 목전에 두고 있는 문제는 명확하다. 단기적으로 그들은 지속적으로 전략, 구조, 문화의 적합성을 높여가야 한다. 이는 진화적 변화의 세계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성공을 위해서, 이는 충분하지 않다. 장기적으로 경영자들은 그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바로 그 적합성의 파괴를 요구받을 수 있다. 경영자들에게 있어 이는 시간의 일부를 비교적으로 안정된 점진적 혁신의 세계에서 사용하고 나머지 일부를 혁명적 변화의 세계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대비되는 경영적 요구사항은 경영자들이 경쟁이나 기술의 다음 파동에 더욱 알맞은 조직을 재구축하기 위해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것들을 주기적으로 파괴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양손잡이 조직은 성공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하다. 동시에 점진적 혁신 및 변화와 불연속적 혁신 및 변화 모두를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은 모순되는 복수의 구조, 프로세스, 문화를 한 기업 내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에 기인한다. 이러한 갈등의 균형을 잘 맞추어 성공한 기업이나 경영자의 좋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어떻게 기업들이 이를 달성해나가는지를 더욱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Hewlett-Packard, Johnson & Johnson, ABB(Asea Brown Boveri)의 세 양손잡이 조직을 살펴보자. 이들 각각은 성숙시장에서는 점진적 혁신을 통해 경쟁할 수 있었고 부상하는 시장 및 기술에서는 불연속적 혁신을 통해 경쟁할 수 있었다. 이들 모두는 진화적 변화와 혁명적 변화 모두에 관여함으로써 승리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어떤 점에서 보면 이들은 매우 다른 기업이다. HP는 기구, 컴퓨터, 네트워크 시장에서 경쟁한다. J&J는 소비재, 의약품, 봉합도구나 내시경 수술 도구와 같은 전문 의료 제품을 취급한다. ABB는 발전소, 전력 변환 기기, 송전 시스템, 환경 통제 등을 판매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각각 주기적으로 자기자신을 쇄신하고 혁신의 조류를 만들어 냈다. HP는 기계 기업에서 미니컴퓨터 기업이 되었다가 PC 및 네트워크 기업이 되었다. J&J는 소비재 기업에서 제약 기업이 되었다. ABB는 스웨덴과 스위스의 느린 중공업 기업에서 동유럽과 아시아에 주요 투자를 하는 진취적인 글로벌 경쟁자가 되었다. 이들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각각은 비슷한 방식으로 양손잡이의 모습을 보였다.

 

Organizational Architectures

  비록 이 세 기업을 합치면 종업원 수 350,000명이 넘는 규모가 되지만, 각자는 자율적인 그룹을 강조할 수 있도록 작은 규모로 남아있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J&J는 165개가 넘는 영업회사(operate company)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신제품과 신시장을 위해 사정없이 다툰다. ABB는 각각 평균 50명 규모의 5,000개 이익책임단위(profit center)에 의지하고 있다. 이들은 소기업처럼 운영된다. HP는 50개가 넘는 독립 부서를 가지고 있으며 각 부서가 1000명 규모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면 이를 분할한다. 이러한 조직들의 논리는 각 단위들을 작고 독립적으로 유지하여 직원들이 각자의 결과에 대해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느끼도록 하는 데에 있다. 이는 크고 중앙집권화된 조직에 존재하지 않는 자율적이며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를 독려하게 된다. J&J의 CEO인 랄프 라슨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은 “사업에 있어 다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하지만 작고 자율적인 사업부들에 기댄다고 해서 기업 규모와 실행의 속도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특히 생산과 마케팅에 있어 규모에서 오는 이점을 잘 살리고 있다. ABB는 전세계적으로 생산시설을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재평가하였다. HP는 프린터 사업에서 구축한 소매업자들과의 관계를 PC 제품군 유통에까지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중량급 직원 없이 이를 달성하였다. Barnevik은 ABB의 계층을 4개로 축소하였고 150명 규모의 본사는 의식적으로 유연한 구조를 유지하였다. J&J의 본사에는 어림잡아 1,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전사적 차원에서의 전략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 본사의 역할은 비전을 확립하고 165개 영업회사의 성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HP에서 전 CEO인 존 영은 1990년대 초, 1980년대에 HP가 미니컴퓨터 사업을 조정하기 위해 적용한 중앙집권적 구조가 숨막히는 관료제를 초래하였으며 이는 새로운 사업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계층을 평탄화하여 이를 쓸어냈고, 본부의 권한을 극적으로 축소하였다.

  이러한 기업들에게 있어 규모는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에 활용될 뿐 조직 전반의 속도를 늦추는 감시자와 통제자의 역할로 쓰이지 않는다. 초점은 고객 혹은 기술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의사결정을 해 나가는 데에 맞추어져 있다. 본사의 역할은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사업부들이 더 빨리, 더 잘 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직원들은 오로지 현장이 원하고 필요로하는 데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보상 체계는 사업부의 속성에 적합하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결과와 위험 감수 모두를 강조한다. Barnevik은 이를 7-3 법칙이라고 말한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 보다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열 번 중 일곱 번은 옳은 결정이 된다. J&J에서 이는 특정한 형태의 실패에 대한 관용으로 표현된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이미 알고 있던 위험을 감수한 관리자는 축하를 받기에 이른다. 여기에는 양손잡이 조직이 운영할 수 있는 규모, 자율성, 팀워크, 속도에 대한 세심한 균형이 존재한다. 해결책의 중요한 부분은 의사결정의 분권화이지만 개인의 책무, 정보 공유, 강력한 재무적 통제에 의해 일관성은 유지된다. 그런데 어째서 이러한 양상이 파편화와 시너지의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일까? 그 답은 사회적 통제의 활용에서 찾을 수 있다.

 

Multiple Cultures

  이러한 기업들 간에 나타나는 두 번째 공통점은 강력한 사회적 통제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는 엄격한 동시에 느슨하다. 각각의 기업 문화가 광범위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개방성, 자율성, 주도성, 위험 감수 등 혁신에 있어 중요한 규율을 강조하는 데에 있어서는 엄격하다. 하지만 필요한 혁신의 종류에 따라 이러한 공통적 가치가 표현되는 방식이 변화하는 데에 있어서는 느슨한 문화를 보인다. HP에서 경영자들은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필요한 개방성과 합의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실행이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 경영자들은 이러한 합의과정이 치명적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새로운 워크 스테이션 출시를 책임지고 있던 한 고위경영자는 대놓고 다음과 같은 문구를 붙여 놓기도 했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J&J에서 자율성에 대한 강조는 경영자들이 고위 경영진의 바람에 반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어떤 때는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실패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 공급 영역이 변화함에 따라 경영자들은 소중히 여겨 온 J&J의 자율성이 병원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방해가 됨을 인지하였다. 따라서 J&J의 해당 부서에 한하여 자율성의 일부를 제거하고 중앙집권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의사결정이 내려졌다. CEO인 라슨은 이를 두고 J&J가 일반적인 표준을 가지고는 있으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전반적이고 공통적인 문화는 이 기업들을 한 데 묶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기업들의 핵심은 기업 전체의 통합을 촉진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며 자원과 정보의 공유 - 공유된 가치 없이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 를 위해 강력하고 넓은 범위에 걸친 기업 문화에 의지한다는 점이다. 또한 문화는 일관성을 제공하며 신뢰와 예측가능성을 촉진한다. J&J의 Credo이든 HP Way이든 ABB의 Policy Bible이든 이러한 규범과 가치들은 이 조직들을 한 데 묶는 접착제로서 작용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동시에 개별 사업부들은 각 사업부가 속해있는 특정 사업군에 따라 다양한 하위 문화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HP Way가 전세계의 HP 사업부 전체에서 나타나긴 하지만 새 영역인 영상 서버 사업부와 오래 된 영역인 기계 부서간에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성숙 사업에서의 위험 감수는 것은 최신 기술과 사투를 벌이는 신 사업부에서 강조하는 위험감수와 차이가 있다. J&J에서 Credo가 고객과 종업원에 있어 강조하는 사항들은 필리핀과 뉴 브런즈윅 본사, 뉴저지 모두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타이레놀 부서의 운영 문화는 신약 제품 부서의 문화에 비해 확연히 보수적이다.

  이러한 문화의 엄격하며 느슨한 측면은 양손잡이 조직에 있어 중요하다. 이는 공통적인 비전에 의해 지원되며 문화를 장려하며 사업부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적절한 다양성에 대해 충분히 아는 호의적 리더에 의해 지원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율성과 위험 감수 모두를 장려하며, 강력하고 일관된 재무 통제 시스템을 통한 각각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한다. 관리자들은 본사에서 결정에 대한 사후 비판받지 않는다. 전략은 상향식(bottom up)으로 수립된다. 따라서 HP의 70억 달러 규모의 프린터 사업도 본사의 전략적 예측과 계획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작을 것이라 여겨졌던 시장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던 몇몇 관리자들의 기업가적 안목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편 그들이 보장받는 자율성의 대가로 성과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관리자는 교체된다.

 

Ambidextrous Manager

  각기 다른 전략을 추구하며 다양한 구조와 문화를 지닌 사업부들을 경영하는 것은 모든 경영자들이 편하게 할 수 있는 저글링은 아니다. ABB에서 이러한 역할은 “설교하고 설득하기”로 표현된다. HP에서 경영자들은 삼가고, 겸손하며, 오랜 재직기간을 통해 이러한 긴장상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또한 HP에서는 설득을 통해 리드하기도 한다. 루이스 플랫은 “CEO로서 나의 일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경험하고, 시도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지는 못한다.” 라고 말한다. J&J의 라슨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며 낮은 직급의 관리자들이 해결책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합리적인 실패를 장려하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라슨은 그 역할이 장군보다는 교향곡 지휘자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특별한 능력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이 조직들이 지닌 상대적으로 오래 재직한 경영자들과 사회적 통제 시스템의 지속적인 강화이다. 가끔 이 리더들은 겸손하지만 문화를 체득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상징으로서 행동한다. 고위 팀 그룹으로서 이들은 지속적으로 자율성, 팀워크, 진취성, 책임, 혁신의 가치를 강화해 나간다. 그들은 조직이 오만해지는 것을 방지하며 그들의 경쟁자로부터 기꺼이 배우고자 하도록 한다. 이 세 기업의 관찰자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쇄신하려고 애쓰는 그들의 겸손함을 이야기한다. 이 조직들은 안주하는 대신 과거를 존중하지만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기꺼이 지속적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리더에 의해 인도된다.

  가끔씩은 성공적인 조직을 죽여야 한다는 같은 원리를 통해 학습된 양손잡이 조직의 기저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변화, 선택, 보존. 그들은 분권화, 관료주의 제거, 개별 자율성과 책임의 장려, 실험과 위험 감수를 위한 강한 노력을 통해 변화를 촉진한다. 이는 제품, 기술, 시장에 있어 수많은 변화를 촉진한다. 이것이 곧 HP의 오래된 기기 부서의 관리자가 자신들의 기술을 밀고 나가는 동시에 비디오 서버에 몰두하는 부서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업들은 고객과 가까이 있으며 시장의 신호에 재빠르게 반응하고 제품과 프로젝트를 죽이는 명확한 원리를 가짐으로써 시장과 기술에 있어 승자를 선택한다. 이러한 선택 과정은 현재 HP 이윤의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 프린터 사업이 당시 공식적인 승인 없는 벤처에서부터 시작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기술, 제품, 시장, 심지어 고위 경영진들까지도 남는 이유는 시장에 의한 것이지 실제 고객과는 동떨어진, 중앙 직원들 사이에 내부지향적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계층에 의한 것이 아니다. 전사적 비전은 고위 경영진들이 수많은 대안 사업 및 기술들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나침반을 제공해 주지만 궁극적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는 것은 시장이다. 시장에서의 성공이나 실패가 진화론적인 것처럼, 양손잡이 조직은 같은 방법을 통해 학습한다. 그들은 그들 기업 및 조직 내부에 있는 힘을 이용하고 적절하게 경영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Summary

 

  경영자들은 산업 전환기에 자신의 사업을 자기잠식(cannibalize)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개념적으로는 쉬운 일일 수 있겠으나 이러한 조직 변환은 실제로는 꽤 어려운 일이다. 성공에는 타성과 함께 강한 보수성이 수반된다. 400년 전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무언가를 손에 넣는 것만큼 섬세한 것은 없고, 지휘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으며, 변화의 시대에 성공적인 리더가 될 것이라는 것만큼 의심스러운 것도 없다. 혁신을 하고자 하는 이에게 기존 체제 하에서 부유함을 누리던 이들 모두는 적이 될 것이고, 새로운 체제 하에서 더 부유해질 수 있는 이들만이 미온적인 아군이 될 뿐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

  선제적인 변화에는 확연한 이점이 있는 반면 선견지명을 갖춘 소수의 기업만이 성과 하락이 나타나기 전 주도적으로 불연속적 변화를 이룩해 낸다. 이는 선제적 변화의 위험성에 일정 부분 기인한다. 트랜지스터 시장에서 RCA가 몰락한 것과 SSIH가 쿼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었던 것은 진공관과 기계식 시계에서 나오는 현재의 이윤을 트랜지스터와 쿼츠 시계에서 나오는 불확실한 이익 때문에 희생할 수는 없다는 내부적 갈등 때문이었다. 하지만 위대한 경영자는 이러한 발걸음을 기꺼이 내딛을 준비가 되어 있다. Intel의 앤드 그루브는 이를 간단 명료하게 이야기한다. “어떤 기업의 역사에서든 다음 성과 레벨로 뛰어오르기 위해 극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는 지점이 적어도 하나는 존재한다. 이를 놓치면 쇠락하기 시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