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경영은 ‘선택’이다. 기업에 가용 자원은 한계가 있다. 선택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일상에서 선택은 많지만 가끔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필립스와 합작을 앞두고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제휴각서에 서명하기 위해 온 이국의 호텔 방에서. 선택은 ‘경영의 신’조차 떨게 했다. 

한나라 문제는 고조 유방의 넷째 아들이다. 유방이 죽자 여태후와 그 친족에게 나라가 넘어갔다. 여태후 사후 여씨 일족을 주살, 겨우 나라를 되찾았다. 나라는 이미 기울었다. 그 아들 경제 때 사단이 났다. 원인은 유방이 친족에게 전국을 분봉했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 이들 유씨 번왕의 세력이 커졌다.

경제 측근 가운데 조착이란 이가 있었다.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했다. 황제의 마음을 읽었다. 번왕 땅을 뺏자고 했다. “지금 삭감해도 반란할 것이요, 그냥 둬도 반란할 것이니 지금 삭감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꼬투리를 잡아 땅을 빼앗았다. 그런데 별 저항이 없다. 자신감이 생겼다. 큰 나라를 손보려 했다. 그때 7국이 반란을 일으켰다. 명분은 “조착을 주살해 황제 주변을 깨끗이 한다”였다. 조착과 식솔은 참수하고 반란은 평정됐다. 그러나 난제는 덮어둔 채였다.

문제의 아들 무제 시절,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 제후들이 장자뿐만 아니라 다른 아들들에게도 땅을 나눠 주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땅은 점점 조각조각 나뉘고, 아들들은 아비의 땅을 더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에 여념이 없게 된다. 

사마천은 ‘사기’에 이렇게 썼다. “이 일의 발단과 경과로 미루어 볼 때 천하의 안정과 위태로움조차 ‘일을 처리하는 방법’에 달려 있다고 하지 않겠는가.”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위기를 뛰어넘기 위해 효과 큰 전략이 필요하다. 

토머스 대븐포트 미국 밥슨대학 교수는 ‘분석으로 경쟁하라(Competing on Analytics)’에서 “분석하라, 근거를 대라. 그리고 분석 기반으로 경쟁하라”고 조언한다.

기업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기술로 만든 비슷한 제품으로 경쟁한다. 애플이 ‘헬스키트’를 내놓을 즈음 구글은 ‘구글피트’라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내놓는다.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면 삼성은 기어S를 내놓는다. 에어비앤비가 있다면 윔두나 나인플랫츠가 따라나선다. 호텔은 똑같은 객실과 서비스로 다른 호텔과 경쟁한다. 창조적 모방이라 부르든 카피캣(copycat)이라 하든 차별 점은 오래가지 못한다. 선두와 후발 주자 간 과오의 허용한계(Margin of error)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차별화 수단은 디테일까지 챙기는 ‘일을 처리하는 방법’에 있다. 악마와 천사 모두 디테일에 있다. 간단한 통계로는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도 들여다본다. 업무 방식을 바꾸고 고객과 관계를 바꾼다. 주말은 비싸고 주중은 싼 게 아니라 고객의 지불 의사와 취향, 공실 상황을 근거로 하여 실시간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고위험 고객을 회피하는 대신 수익을 얻는다.

분석경영은 어딘가에 있을 기회를 포착하고 비교우위의 상대 기업이 놓친 틈새를 찾는다. 신제품 개발자에게 “시장분석은 어떻게 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고객에게 물었더니 이런저런 이유로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고 답한다. 이 정도로 그런 결론을 도출한 컨설턴트 직관력에 놀라게 된다. 

의외로 ‘따져보기’는 외면 받는다. 오너나 최고경영자(CEO)의 경험과 느낌이 우선된다. 지인의 얘기나 풍문이 더 설득력이 있다. 경험과 감, 직관이 앞설 때 경영자는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지속 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하다. 

대븐포트 교수는 분석경영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경영자가 분석경영을 먼저 이해하라. 배경 지식이 부족하면 조언을 받아서라도 배우라. 둘째 분석 과정을 통합하라. 파편화된 정보는 가치를 줄인다. 셋째 전략 개발에 맞춰 분석의 초점을 정하라. 고객 충성도, 가격 설정, 판촉전략 개발이다. 넷째 분석문화를 만들어라. 무엇이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가 아니라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가를 다투게 하라. 

자신에게 물어 보자. 우리는 선택 상황에서 충분히 따져보는가. 경영의 신조차 떨게 만드는 선택의 문제 앞에서 충분히 따져봤는가라고.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ac.kr

 

출처 : 전자신문 & etnews.com 

원문출처 : http://www.etnews.com/2016022900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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